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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집

[꽃 사진] 머리만 세었다.

나도 꽃이라면 꽃이라
잘 살아 보자고 열심히 꽃피우고 씨뿌렸다.
이제 좀 살아 볼만 하니 남은 것은 세어버린 머리와 지나가 버린 좋은 계절이라.
추운 바람 불면 몸도 얼고 머리도 떨어져 내 몸 꼿꼿이 서있질 못할테데
남은 계절이나마 즐겨봐야 겠고 햇살 받으며 고개를 드니
몸매는 그래도 봐 줄만한고 생기도 도는 듯 한데
이놈에 머리는 말라가는 것을 감출 수가 없으니 잘 한 것도 없이 머리만 세었다.
애라 보기에 창피하다. 찬바람아 빨리 불어라.
올 해는 이렇게 지지만 다시 오는 내년에는 좀 다르게 살아보련다.